부산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부산에는 돼지국밥부터 밀면, 회, 어묵까지 유명한 음식이 정말 많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낙곱새였다.
더 재미있는 점은 이번에 개미집을 가자고 먼저 이야기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 함께 부산을 여행한 일본 친구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부산 여행은 일본 친구들과 함께했다. 여행 전부터 친구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산에서 무엇을 먹을지 꽤 열심히 찾아봤다고 한다.
그러던 중 친구들이 발견한 음식이 바로 낙곱새였다.
낙지와 곱창, 새우가 한 냄비에 들어간다는 것도 신기했던 모양이고, 부산에서 유명한 음식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여러 게시물을 찾아본 뒤 개미집의 낙곱새를 먹으러 가자고 먼저 이야기했다.
한국에 사는 나보다 일본에서 여행을 준비한 친구들이 부산 맛집을 더 열심히 조사해 온 모습을 보니 재미있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부산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낙곱새로 정했다.
여행 첫날의 식사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먹는 음식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식사가 맛있으면 여행 전체에 대한 기억도 더 좋아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개미집에서 먹었던 낙곱새는 부산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가게에 도착했을 때는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도 입구 쪽에 마련된 곳에 이름을 적은 뒤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맛집을 찾아갈 때 웨이팅이 길면 조금 걱정된다. 특히 여행 중에는 다음 일정이 있기 때문에 식당에서 한두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우리 역시 여행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았는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친구들도 예상보다 빨리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아했다.

사실 웨이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곳의 인기를 어느 정도 실감하게 해줬다. 일본에서 인스타그램을 검색하다 발견한 곳인데 실제로 와보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친구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맛집을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 일행은 총 4명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낙곱새 4인분을 주문했다.

낙곱새라는 이름은 낙지의 ‘낙’, 곱창의 ‘곱’, 새우의 ‘새’를 합친 이름이다. 처음 접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기도 상당히 재미있는 음식이다.


처음에는 낙지와 곱창, 새우를 한꺼번에 넣고 먹는다는 조합이 친구들에게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듯했지만 음식이 나오고 끓기 시작하자 반응이 완전히 달라졌다.
양념과 함께 낙지, 곱창, 새우가 보글보글 끓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기대감이 올라갔다.
무엇보다 여러 재료가 한 냄비 안에 푸짐하게 들어 있는 모습이 좋았다.
낙지의 쫄깃한 식감과 곱창의 고소한 맛, 그리고 새우의 탱글한 식감이 각각 달라 한 번에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낙곱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매콤한 양념까지 더해지니 밥과 함께 먹기도 정말 좋았다.

처음에는 4명이니까 4인분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이 달라졌다.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고 나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 결국 처음 주문했던 4인분만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워졌다.
그래서 우리는 낙곱 2인분을 추가로 주문했다.
이미 낙곱새 4인분을 먹고 있었는데 추가 주문까지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날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설명이 될 것 같다.
여행 중에는 맛있는 음식을 만나더라도 다음 음식이나 다음 일정을 생각해서 적당히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부산 여행의 마지막 식사라는 생각도 있어서 먹고 싶은 만큼 제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처음 먹어보는 일본 친구들도 생각 이상으로 잘 먹었다.
한국 음식이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불고기나 삼겹살, 비빔밥, 김치찌개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메뉴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낙곱새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음식을 친구들과 함께 먹었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낙곱새를 먹으면서 특히 좋았던 것은 라면 사리와 함께 먹는 순간이었다.
매콤하고 진한 양념을 라면이 그대로 머금으면서 처음 낙곱새를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났다.
냄비 안에 낙지와 곱창이 푸짐하게 들어 있고 그 사이로 라면까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음식은 양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료 자체도 맛있어야 하지만 마지막에 밥을 비벼 먹거나 면을 넣었을 때까지 맛있어야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낙곱새와 라면의 조합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낙곱새라는 음식 자체가 궁금해서 찾아왔지만 먹다 보니 왜 많은 사람들이 부산 여행에서 낙곱새를 찾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번 개미집 방문이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음식이 맛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 친구들이 여행을 오기 전부터 인스타그램으로 부산 맛집을 찾아보고, 직접 “여기는 꼭 가보고 싶다”고 선택한 곳을 실제로 함께 방문했다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일본에서 검색한 부산 맛집을 한국에 있는 내가 친구들을 따라 방문하게 된 셈이다.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낙곱새가 나오기 전에는 어떤 음식일지 궁금해하던 친구들이 한입 먹은 뒤 계속 젓가락을 움직이고, 결국 추가 주문까지 함께하게 되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해외 친구와 한국을 여행하다 보면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한국 음식이나 문화가 조금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나에게는 익숙한 음식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한국 여행에서 처음 경험하는 특별한 음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낙곱새 역시 그랬다.

이번 부산 여행에서 개미집은 계획 없이 우연히 방문한 식당이 아니었다.
일본 친구들이 여행 전부터 직접 찾아보고 꼭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기대가 너무 크면 오히려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있었는데, 실제 방문 후에는 그런 걱정이 필요 없었다.
입구에서 웨이팅을 해야 했지만 운 좋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고, 4명이서 낙곱새 4인분을 주문한 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낙곱 2인분까지 추가했다.
여기에 라면 사리까지 함께 먹으니 정말 푸짐한 한 끼가 되었다.
무엇보다 부산 여행의 마지막을 친구들과 둘러앉아 뜨거운 낙곱새를 먹으며 마무리했다는 것이 좋았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유명 관광지보다 함께 먹었던 음식이나 식탁에서 나눈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기억날 때가 있다.
이번 부산 여행에서는 개미집에서 먹었던 낙곱새가 그런 기억으로 남았다.
일본에서부터 “부산에 가면 이걸 꼭 먹어보고 싶다”고 했던 친구들과 실제로 찾아가 배부르게 먹었던 한 끼.
부산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거나 해외 친구들과 함께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낙곱새처럼 부산의 개성이 느껴지는 음식을 일정에 넣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우리에게는 단순한 맛집 방문을 넘어 부산 여행의 마지막을 맛있게 장식해 준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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